태양에 두 번째로 가까운 행성. 금성은 그 크기가 지구와 비슷해서 지구와 ‘쌍둥이’ 행성으로 알려졌다. 적도 지름은 12,104km로 지구보다 652km가 작다. 금성은 지구에 가장 가까이 다가오는 행성으로, 가장 가까울 때는 3820만 km까지 접근한다. 지구에서는 금성이 다른 어떤 행성이나 별보다도 밝게 보인다. 금성은 일 년 중 한동안은 초저녁 무렵 서쪽 하늘에서 가장 먼저 나타난다. 또 다른 때는 아침에 동쪽 하늘에서 그 어떤 행성이나 별보다 늦게까지 보이기도 한다. 금성이 가장 밝은 곳에 있을 때는 낮에도 보인다. 고대 천문학자들은 아침에 보이는 금성을 ‘샛별’이라 하고 저녁에 보이는 금성을 ‘저녁별’이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금성을 서로 다른 두 개의 천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서양에서는 금성을 로마 신 가운데에서 사랑과 아름다움의 신의 이름을 따서 ‘비너스’라고 부른다.
금성은 수성 다음으로 태양에 가까운 행성이다. 태양에서 평균 거리는 1억821만 km인데, 지구는 1억4960만 km이며, 수성은 5791만 km이다. 금성은 태양 주위를 거의 원형에 가까운 궤도로 돈다. 금성이 태양에서 가장 멀어질 때는 1억894만 km이며, 가장 가까워질 때는 1억748만 km이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한번 도는 데 약 365일이 걸리는 데 비해, 금성은 약 225일이 걸린다.
망원경을 통해 금성을 자세히 보면 크기와 모양이 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겉보기 변화를 위상변화라고 하며, 달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다. 금성의 위상이 달라지는 이유는 지구에서 금성을 볼 때, 태양에 대한 금성의 위치에 따라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다. 금성은 약 584일마다 태양 반대쪽 부근에서 보이는 때가 있는데, 이때에는 지구에서 금성 표면의 대부분을 볼 수 있다. 금성이 태양을 돌아 지구를 향해서 움직여올 때, 햇빛이 비치는 표면은 점점 작아지고 크기는 점점 커져서 221일 뒤, 지구에서는 금성의 반쪽만 볼 수 있다. 다시 71일이 지나면 금성은 태양에서 지구와 같은 방향에 있기 때문에 초승달 모양이 된다. 금성이 지구를 같은 방향에 있기 때문에 초승달 모양이 된다. 금성이 지구를 향해서 움직일 때는 초저녁에 보이며, 지구에서 멀어질 때는 이른 아침에 보인다. 또한 초승달 모양에 가까울수록 지름이 크고, 보름달 모양에 가까울수록 지름이 작다.
금성은 태양 주위를 돌면서, 금성의 중심을 지나는 가상선인 자전축을 중심으로 아주 천천히 자전한다. 금성의 자전축은 공전 궤도면의 수직축에서 약 178˚ 기울어져 있다. 금성은 지구와 달리, 태양 주위를 도는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자전하지 않는다. 오히려 금성은 지구와 반대 방향으로 자전하고, 그 자전주기는 243일이다.
비록 금성이 지구와 쌍둥이라고 불리기는 하지만, 금성 표면은 지구와 무척 다르다. 금성은 황산으로 이루어진 짙은 구름으로 덮여 있기 때문에, 표면을 연구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과학자들은 레이더, 전파천문학 장비, 우주탐사선에 의존해서 금성을 탐구하고 있다. 금성 표면은 아주 뜨겁고 건조하다. 이런 높은 온도 때문에 모든 액체는 끓어서 날아가므로, 금성에는 액체 상태의 물은 없다. 일부 연구자들은 수십 억 년 전에는 금성에도 바다가 있었으며, 기후도 지구와 많이 비슷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금성 표면에는 평지, 산맥, 협곡, 계곡을 포함한 다양한 지형이 있다. 표면의 약 65%는 편평하고 완만한 평원으로 덮여있으며, 이 평원 위에는 지름이 0.8km에서 240km에 이르는 화산이 수천 개 있다. 또 표면의 약 35%는 6개의 산악지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금성에서 가장 높은 산맥은 맥스웰이라 하는데, 높이가 약 11.3km이고 길이는 약 870km이다. 또한 금성 표면에는 금성이 소행성과 충돌했을 때 만들어진 충돌 크레이터도 있다. 그러나 금성에는 수많은 충돌 크레이터로 덮여 있는 달, 화성, 수성보다는 비교적 크레이터가 적다. 이러한 사실은 금성의 현재 표면이 형성된 지 아직 10억년이 안 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 다른 증거에 따르면 금성은 지금도 계속 화산활동을 하고 있다. 금성의 지형 중에는 지구에서 볼 수 없는 것이 많다. 예를 들어 금성에는 지름이 약 150~580km에 이르는 고리 모양의 코로나가 있다. 이 코로나는 금성 안에 있는 뜨거운 물질이 표면으로 솟아날 때 생긴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테세라라는 많은 산등성이와 계곡이 다른 방향으로 형성되어 있는 융기 지역도 있다. 금성의 대기는 태양계의 행성 중에서 가장 무겁다. 대기는 주로 이산화탄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질소와 수증기가 약간 들어 있다. 그 밖에도 양은 아주 적지만 아르곤, 일산화탄소, 네온, 일산화 황이 포함되어 있다. 성분 가스의 무게 때문에 생기는 금성의 대기압은 9,122킬로파스칼로 추정되는데, 이 압력은 약 101kPa인 지구 대기압의 90배에 이른다. 금성의 대기는 건조하며, 극소량의 수증기만 포함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한때 금성이 많은 물은 가지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물이 모두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지 확실히 모른다. 지금까지 다수의 우주탐사선을 보내어 금성에 대한 정보를 얻어 왔다. 남아 있는 가장 어려운 과제는 금성 착륙선을 제작하는 일이다. 금성의 높은 온도, 부식을 일으키는 기체들, 높은 지상 기압을 견뎌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금성 구름층의 맨 꼭대기 온도는 평균 약 13˚ C이다. 하지만 금성의 표면온도는 약 465˚ C로, 행성 중에서 가장 온도가 높다. 이런 높은 온도 때문에 지구에 사는 식물이나 동물은 금성에서 살 수 없다. 천문학자들은 금성에 생명체가 존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구름 상층에 미생물이 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천문학자들은 대부분 금성의 표면온도가 높은 이유는 온실 효과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금성의 두꺼운 구름과 짙은 대기는 온실 노릇을 한다. 태양의 복사에너지는 금성 대기를 쉽게 통과하지만, 구름 속에 있는 수많은 황산 증기와 대기 속에 있는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태양에너지를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는 것으로 보인다.
금성의 질량은 지구 질량의 4/5 정도이고, 중력은 지구보다 약간 작다. 이런 이유로, 지구에서 100kg인 물체가 금성에서는 약 88kg이 될 것이다. 또한 밀도도 지구보다 약간 작다.
금성은 우주탐사선이 통과하면서 관측한 최초의 행성이다. 1962년에 미국의 매리너 2호는 34,800km까지 금성에 접근하여 관측을 실시했다. 1966년에 옛 소련의 비너스 탐사선이 금성을 탐사했으며, 베네라 2호가 24,000km까지 접근했다. 베네라 3호는 금성과 충돌했다. 1967년, 미국과 옛소련에서 발사한 우주탐사선이 각각 금성에 도달했다. 옛 소련의 베네라 4호는 낙하산을 이용해서 장비 캡슐을 금성 대기 속으로 떨어뜨렸다. 미국의 매리너 5호는 3,990km까지 접근했지만, 행성 자기장을 검출하지 못했다. 두 탐사선 모두 금성 대기에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있다고 보고했다. 1970년에 베네라 7호는 금성에 착륙했다. 1974년에 미국의 매리너 10호는 금성 가까운 곳을 비행하면서 최초로 금성의 근접 사진을 촬영해서 전송했다. 1975년, 옛 소련의 베네라 9호는 금성에 착륙해서 금성 표면의 근접 사진을 처음으로 촬영해서 보냈다. 같은 해, 베네라 10호는 금성 대기 속으로 진입해서 금성 표면 사진을 찍었으며, 대기압을 측정하고 표면 암 성의 성분을 조사했다. 베네라 9호와 10호 둘 다, 모선은 궤도에 남아 있고, 탐사기만 금성으로 보내어 관측했다.
1978년에는 4대의 우주탐사선이 금성에 도착했다. 미국의 파이어니어-비너스 1호는 금성 주위를 돌면서 금성의 레이더 사진을 전송했고, 표면 지도를 제작했으며, 구름 상층의 온도를 측정했다. 이 탐사선은 금성 주위를 14년간 빙빙 돌면서 자료를 수집하다가, 1992년에 마침내 금성 대기 속으로 떨어져 불타버렸다. 같은 1978년에 파이어니어-비너스 2호가 금성 대기로 진입하면서 작은 탐사기 3개를 떨어뜨렸는데, 이것들이 각각 떨어진 서로 다른 4곳의 대기 성분과 구조를 측정했다. 옛 소련의 베네라 11호와 12호는 금성에 착륙해서 대기 하층과 금성 표면을 조사했다.
1982년에는 베네라 13호와 14호가 금성에 착륙해서 사진을 전송하고 토양 표본을 분석했다. 1983년 초반에 옛 소련의 또 다른 우주탐사선이 레이더를 이용해서 북위 30˚ 부근지역의 지도를 그렸다. 지도는 1984년에 베네라 15호와 16호에 의해서 완성되었는데, 너비 1.5km 정도의 작은 특징까지 나타나 있었다. 1990년에 미국의 마젤란 탐사선이 금성 주위를 돌면서 레이더로 작업을 했는데, 여기서는 너비 100m 정도까지 금성 표면의 특징이 더 자세히 나타나 있었다. 1994년에 마젤란 탐사선은 비행 고도를 낮추어 금성과 충돌할 때까지 금성 대기 깊숙이 들어가서 관측했다.
2006년에 유럽우주기구가 발사한 비너스-익스프레스 탐사선이 금성 주변의 궤도로 진입해서 남반구의 모습을 촬영했다. 이 영상 덕분에 과학자들은 금성에서 풍속이 370km/h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탐사선은 남극을 중심으로 순환하는 폭풍도 관측했는데, 지구의 태풍과 유사했다. 또한 분광기를 이용해서 대기의 성분을 조사해서, 수소와 산소 원자가 금성에서 우주공간으로 2대 1 비율로 탈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비율은 물 분자에서의 비율과 같다. 이는 금성이 한때 대기 속에 많은 수증기를 포함하고 있었다는 초기 증거를 지지한다. 비너스-익스프레스는 금성 구름 속에서 번개의 증거도 발견했다. 게다가 금성의 밤하늘에서 오는 적외선을 검출했다. 야광이라고 불리는 이 빛은, 대기 상층에서 일어난 화학 반응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